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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는 현재를 바라보는 것 | 한국 예술가 권순익의 '시간의 틈'

2023.07.10
인터뷰

권순익 예술가의 개인 전시 '시간의 틈,' 2023, 화이트스톤 갤러리 타이페이

타이페이 화이트스톤 갤러리에서 열린 '시간의 틈: 현재의 권순익'이라는 제목의 그의 최근 전시회는두개의상반된매개체이지만그의작품에서볼수있듯이조화롭게섞인그의 놀랄만한 색상과 흑연의 조합을 보여주면서 시간의 개념을 탐구한다. 최근의 인터뷰에서 권순익은 현재에 사는 그의 개념과 상충하는 요소들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복잡한 과정을 조명했다.

현재에서 기쁨을 찾기

전시회.

이번 전시의 제목에서 권순익 작가가 현재에서 삶을 살고 복잡한 요소들 사이에서 다룬다는 특별한 관점이 나타난다. 전시 제목은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예술적 여정과 시간의 공간에서 예술가의 예술적 여정과 그가 시간의 틈 같은 공간에서 어떻게 아름다움을 찾는지를 엿볼 수 있게 하면서, 색깔과 흑연의 조화에 대한 시각적인 탐구에 착수하도록 한다.

- 전시회 “시간의 틈: 권 순익” 이라는 타이틀은 색과 흑연과 같은 이질적인 물질의 조화를 찾아 현재를 살아가는 작가의 관점을 반영합니다. ‘현재’에 있다는 생각이, 작가님의 창작 과정과 전시의 전반적인 개념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이러한 요소 사이의 충돌을 어떻게 탐색하고, 작업에서 조화를 이루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습니까?

권순익: 2007년 아프리카 여행을 갔었습니다. 여행 초에 가져갔던 카메라를 잃어버리면서 황당하고 당황했습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여행지에서 작품을 구상하고 싶어서 카메라를 갖고 간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갖고 갔던 오쇼 라즈니쉬의 ‘틈’이라는 책을 보면서, 그 책의 첫 글귀가 마음에 깊이 새겼습니다.

“‘『틈』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영원으로 통하는 틈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현재』”라고 했습니다. 비록 카메라를 잃어버려서 새로운 풍경을 눈에 다 담을 수 없었지만, 카메라를 통해 작품 구상하려던 마음을 접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지금, 『틈』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것임을 깨닫고, 그때부터 책 사이사이 공간에 여행 스케치를 하면서 행복했습니다. 그 경험은 나에게 아주 새로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바로 ‘지금’현재를 사는 것, 그것이 막연하게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말고, 또한 ‘과거’의 아픔이나, 기쁨에만 머물지 말고, 지금에 머물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틈을 빛내기 위해 흑연 처럼 사이에 채워놓고, 빛을 내기 시작했죠. 비록 색과 흑연이라는 두 이물질간의 충돌이 있긴 하지만, 잘 조화를 맞추게 노력하는 현재를 잘 사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작업 중인 권순익 작가

- 흑연을 주 매개체 선택하고 흑연으로 문지르거나 틈을 메우는 등의 기법을 사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특히 이러한 기술의 힘든 노동집약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권순익: 내가 태어난 곳이 문경 탄광촌과 가까웠습니다. 폐광이 되어버린 탄광촌을 방문하면서 태양빛 아래 검게 빛나는 빛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많은 발자국이 스쳐지나갔던 탄광 촌의

검은 빛 길에서, 아름다움은 그 어디에도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무아』시리즈를 보면, 먼저 바탕에 수많은 점을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색을 연하게 칠합니다. 그 위에 또다시 점을 짙은 검은 안료의 마티에르를 얹습니다, 또다시 흑연을 칠하고 빛을 내기위해 문지릅니다. 이처럼 단순 반복과 흑연을 지속적으로 문지르는 행위를

수행하듯 하다 보면 나 자신에 대한 집착을 떨치고, 생각이 비워집니다. 이는 창작 노동을 통해 현실의 고통이 여전할지라도 그 번뇌로부터 벗어나고자, 몸을 움직여 실천하는 명상이자 일련의 수행이라고 봅니다. 이는 나 개인의 미적인 기쁨뿐만 아니라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위안이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품의 클로즈업

기하학적인 추상주의: 원, 사각형, 그리고 삼각형

설치된 작품의 뷰.

권순익 작가의 예술적 여정에서, 점, 원, 사각형 그리고 겹쳐진 점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전통적인 표현의 경계를 초월한다. 예술에서 추상을 묘사하기 위해 형상을 사용했던 피에트 몬드리안과 인간 형상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각지고 조각난 형상의 사용으로 유명한 파블로 피카소와 같은 작가들과 비슷하게, 예술의 역사에서 형상의 사용은 항상 상징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이 형상들은 더 깊은 의미를 전달하고 감정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시각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 원 안에 있는 점들, 혹은 정사각형 공간 안에 있는 점들, 겹쳐진 점들 사이의 상호작용 뒤에 숨겨진 사고(思考) 과정을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기하학적 추상화 효과를 내기 위해, 크기, 모양 및 패턴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내나요?

권순익: 2012년부터 구상적 표현에서 추상적 표현을 시작했습니다. 유기적 형태가 기하학적 형태로 변모되어 갔죠. 『무아』에서 시작된 점으로 시작되어, 사각형, 원, 점, 십자 등인데요. 바로 원형은 ‘하늘’, 사각형은 ‘땅’, 삼각형은 ‘사람’을 표현했습니다. 추상이나 구상이나, 저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더욱 집약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것이 추상적 방법이라 택하게 되었습니다. 추상회화는 보는 이에게 많은 자유를 허락합니다. 제가 생각한 방식으로 표현했다

하더라도, 보는 이들은 다르게 받아들임을 자주 깨닫게 됩니다. 슬픈 사람이 푸른색을 보면, 바다를 상상하며 쉼을 느끼기도 하는 것처럼,지친 삶 속에 초록을 보면 한결 편안함을 느끼듯이, 색이 주는 기쁨을 저는 즐기고 있다고 봅니다.

불교와 '무아'의 개념

본인의작품앞에선권순익작가.

불교 교리인 '자기 없음' (아나트만)은 단순히 자아를 위축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인 안에 영구적인 자기, 즉 자아가 없다는 믿음으로, 이 고대 철학은 권순익 작가의 창조적인 과정과 그의 예술 작품의 개념적인 깊이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진정한 존재의 본질을 밝힘으로써, 권순익 작가의 예술은 공허함, 영구성, 그리고 만물의 상호 연결성에 대한 생각을 탐구하고자 한다.

- 특히 ‘무아(無我)’ 시리즈에서, 자아에 대한 집착을 초월하고 참된 자아를 발견하는 ‘무아(無 我)’ 사상과 불교의 ‘무아(無我)’ 교리가 작가님의 창작 과정에서 어떠한 영향을 미쳤습니까?

권순익: 지난 10여년 전통 분청도자를 할 때 느꼈던 몰입과 연계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삶에 대한 관점이 서구 철학과 신념은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지만, 불교의 ‘무아(無我)’는 ‘나에 대한 집착을 멀리하고 나를 비우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아(無我)’ 시리즈 작업의 노동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복적인 점을 찍는 단순한 행위와 덩어리 점의 표면 위를 흑연으로 반복해서 문지르는 행위는 수행하듯 반복하면서, 그 행위 속에 자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자기 생각을 비우게 됨을 배웠습니다. 마치 불교의 백팔배 처럼 현실의 번뇌와 고통을 잊기 위해 단순하지만 계속되는 수행의 몸동작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아시리즈에서 보여주는 원들이 계속 중첩되는 그림을 통해 우주 법계의 진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틈에서 치유까지

설치된 작품.

권순익 작가에게 '틈'이라는 단어는 깊은 의미가 있다. 전시회의 맥락에서 '틈'은 시간, 공간, 그리고 개인 경험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을 담아내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 시리즈 제목에 ‘gap’이나 ‘void’ 대신 ‘interstice’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며, 작가님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권순익: 연작의 제목인 『틈』에 대한 영문으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크랙(crack) 혹은 갭(gap)이 아닌 ‘암석 내부에 나타나는 공극이나 절개부분“라는 사전적 의미인 인터스티스 ’interstice'라고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단순히 사람들 간에 감성적 의미의 차이인 갭이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시간과 공간을 함께 말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바로 interstice라는 점이다. 『틈』은 인간의 삶에 있어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살지 못하거나, 미래만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우리의 모습들입니다. 한 몸인 나에게, 과거의 어두움 혹은 미래의 희망만을 생각하는 것들이 결국은 삶의 걸림돌이 되는 부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를 벗어나 자생적 상처가 긍정적 생각으로 변화하기를 바랍니다. 결국 과거, 현재, 미래 모두 한 몸, 바로 나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묶여 훼손 나 자신이 『현재』를 빛내며 살아간다면 『현재』는 나 전체의 삶에 수정같은 존재가 된다는 생각입니다.

권순익 “Pile up & Rub - Interstice (12-02)” 2022, 40.9 × 31.8 cm, Mixed media on canvas, panel.

- 작품에서 작가님은 공백의 부정적인 공간에서 치유와 재생의 긍정적인 표현으로 간극의 변화를 탐구합니다. 흑연을 겹겹이 쌓고 문지르는 기술과 물감의 축적이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기여합니까?

권순익: 캔버스 위 넓게 포진하는 몇 개의 면들이 맞부딪히면서 만들어 내는 긴장감 속에서 틈이 생깁니다. 그것은 대개 색이 다른 둘 이상의 화면이 서로 마주하고 있는 구성 속에서 삐죽하게 자리하게 되는데요. 그것이 바로 『틈』 바로 현재를 의미합니다.

상처의 의미보다는 이는 시간적, 공간적 개념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그림의 기본구성 3가지인 첫째, 면=『틈』 積.硏 시리즈, 둘째, 점= 『무아』無我 작업, 셋째, 선=?은 앞으로 하고 싶은 작업으로 늘 생각 중입니다.

『틈』시리즈를 좀 더 설명하자면, 면과 면 사이에서 생성된 유선형의 길쭉한 사이 공간을 『틈』 으로 말하는데요. 이쪽과 저쪽이 만나는 접점이면서도,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사이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치 깊이 베인 상처 같아도, 스스로 양쪽(과거나, 미래로 향한 마음)으로부터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면서 짙은 흑연의 광택의 옷을 겹겹이 입혀, 현재를 쌓아 가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아프리카나 호주의 원주민들이 피부 위에 상처를 내서 흉터로 남긴 ‘반흔 문신’처럼 강렬한 부조的 효과를 보여줍니다. 이것은 마치 상처와 치유의 과정을 거친 ‘시간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품의 클로즈업.

권순익 작가의 통찰력 있는 설명과 솔직한 답변을 통해, 우리는 그의 작품이 상처를 입고 치유되는 과정을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해 더 깊은 단서를 얻었다. 인터뷰의 하이라이트는 '틈'이라는 개념이 인간의 경험에 대해 독특한 관점을 제공하면서 어떻게 시간과 공간의 다면적인 본질을 포착하는지를 웅변적으로 설명하는 것이었습니다. 권순익 작가는 인간의 경험을 조명하고 개인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예술의 잠재력을 작품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전시회는 타이페이에서 8월12까지 진행된다. 권순익 예술가의 '틈'에 한번 들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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